과도한 음주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고 병세를 가속화 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가 추가됐다. 알츠하이머병은 유전적 요인이 큰 가운데 음주가 질병의 발병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.
11일(현지시간) 과학전문 매체 사이테크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는 단일세포 전사체학(single-cell transcriptomics)을 사용해 알츠하이머병과 AUD가 유사한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이며, 알코올 사용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.
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. 전체 치매 사례의 60~70%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.
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위험 요인은 노화와 유전적 요인이다. 하지만 알코올 사용을 포함한 생활 방식도 질병의 발병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.
스크립스 연구소 면역학·미생물학과 교수인 피에트로 파올로 산나 박사는 “우리는 알츠하이머병과 알코올 모두에서 조절 이상이 발생하는 여러 세포 유형별 유전자와 경로를 발견했다”며 “이는 알코올 사용 장애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 한다”고 설명했다.
앞서 적당한 음주도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뇌세포 손실과 독성 단백질인 플라크 형성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발표됐다.
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의대의 섀넌 맥컬리 교수(생리학 및 약리학)는 “연구 결과 알코올이 초기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계단을 가속화할 수 있다”며 “적당한 알코올 섭취도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”고 밝혔다.
연구진은 생쥐에게 물과 알코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10주간의 만성 음주 접근법을 사용했다. 그 결과 뇌 위축(뇌세포 손실)이 증가하고 뇌 내부의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수가 증가했으며, 더 많은 수의 작은 플라크가 발견됐다. 이는 잠재적으로 노년기에 플라크가 더 많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. 또 쥐에게 공급하는 알코올을 갑작스럽게 중단할 경우 알츠하이머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핵심 구성 요소인 아밀로이드 베타(Aβ)의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.
한편 세계보건기구(WHO)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알츠하이머나 뇌졸증 등 뇌 관련 질환에 따라 치매를 겪는 이들은 현재 55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. 이후 2030년에는 환자 수가 약 40% 증가한 7800만명에 달하고 2050년에는 1억3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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