F-16 전력 보강해 공백 메우기로
주한미군 등에 배치됐던 미 공군 A-10 공격기가 퇴역한다.
미 공군은 12일(현지시간) “한국을 포함한 핵심 지역에서 4세대 전투기 업그레이드와 4·5세대 항공기 통합 강화를 위해 A-10을 퇴역시킬 것”이라고 밝혔다.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주한미군 오산 기지에 배치됐던 A-10 24대가 9월까지 철수해 미국 애리조나주 데이비스몬선 공군기지로 옮겨 해체작업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. 데이비스몬선 공군기지는 1972년 A-10이 처음 미 공군에 인도된 곳이다.
A-10의 공백은 주한미군에 배치된 F-16의 항공전자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등의 방식으로 메울 예정이다. 미 7공군 사령관 겸 주한미군 부사령관 데이비드 아이버슨 중장은 “태평양 지역에 업그레이드된 F-16과 F-35, F-15EXI와 같은 첨단 4세대 및 5세대 항공기를 도입함으로써 한국 전구의 전반적인 공중 전투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”고 밝혔다.
미국이 1972년 생산해 1977년부터 운용한 A-10은 30㎜ 기관포와 공대지미사일을 장착, 전차나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어서 ‘탱크 킬러’라는 별명을 얻었다. 조종실 주변 등 기체의 주요 부분에는 장갑판을 설치해 방호력을 높였다. 주한미군도 북한 기갑부대 저지를 위해 오산기지에서 A-10 24대를 운영하고 있다.
하지만 미 공군은 속도가 느리고 저고도로 비행하는 A-10이 중국처럼 현대적 방공체계를 갖춘 국가와의 전쟁에서는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. 미래 전쟁에서 공군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항공기가 필요하지만 A-10은 용도가 제한적이었고, 부품 공급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. 이에 따라 미 공군은 A-10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. 이와 관련해 미 7공군은 전투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군산기지(8전투비행단) F-16 전투기 8대를 오산기지(36전투비행단)로 1년 동안 임시 재배치해 36전투비행단 소속 F-16을 31대로 늘린 ‘슈퍼 비행대대’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.
일각에선 A-10의 철수가 주한미군 전력 운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. 이에 대해 국방부는 “그동안 한·미 간에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진행해왔던 사안으로서, 주한미군의 현 전력 수준 유지에는 변함이 없을 것”이라며 “성능이 향상된 전투기를 활용해 한·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할 것”이라고 밝혔다.
[ⓒ 세계일보 & Segye.com,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]